Alister Chapman, ‘토네이도 앨리(Tornado Alley)’에 다시 가다
저는 수년 전 스톰 체이싱(Storm Chasing)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기 위해 내셔널 지오그래픽에 아이디어 하나를 제안했습니다. 그 이후, ‘토네이도 앨리(Tornado Alley)’로 유명한 미국의 중부 지역을 한 달간 오가며 엄청나게 강력한 뇌우를 뒤쫓고 촬영했습니다. 너무나 재미있고 심지어 중독적이었기 때문에, 이제 매년 봄이 되면 이 놀라운 폭풍우를 촬영하기 위해 미국으로 다시 돌아옵니다.
슈퍼셀(Supercells)로 알려진 거센 폭풍우를 뒤쫓는 일은 늘 어려운 일입니다. 특히 어디에서 폭풍우가 발생할지 예측하고 촬영에 딱 맞는 장소에 도달하는 것은 더욱 어렵습니다. 이를 제대로만 해낸다면 평상시 파란 하늘이 보이던 곳에서 엄청나게 거대한 뇌우가 격렬하게 소용돌이치는 황홀한 장관을 목격할 수 있습니다. 해 질 무렵 폭풍우가 형성되면 석양이 주황빛으로 물드는 과정에서 이 폭풍우가 만들어 내는 거대한 우박을 통해 빛이 회절되어 나타나는 짙푸른 녹색빛이 더해지면서 매우 다양한 빛깔들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다채로운 색상을 카메라에 담아내기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어둠이 완연하게 내려앉은 폭풍 아래쪽부터 뒤편으로 펼쳐지는 눈부시게 빛나는 하늘에 이르는 광범위한 다이나믹 레인지를 다루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뛰어난 저조도 성능은 물론이고 번개 촬영 시 적합한 매우 빠른 센서 판독 속도까지 겸비한 HDR(하이 다이나믹 레인지) 카메라가 필요합니다. 또한 컴팩트하고 간편하게 휴대할 수 있는 카메라도 유용합니다. 저는 2022년 여정에서 이러한 요구 사항을 빠짐없이 충족하는 소니의 FX6 카메라를 사용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일반적인 뒤쫓기 일정은 아침 일찍 일기도를 보면서 가장 멋진 폭풍우가 어디에서 형성될지 결정하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그런 다음 차를 타고 수백 마일을 운전해 폭풍우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점에 도착합니다.
그 후에는 기다림의 시간입니다. 폭풍우가 몰아치면 모든 상황은 순식간에 끝납니다. 맑게 갠 푸른 하늘에서 몹시 거센 폭풍우가 몰아치는 데는 한 시간이 채 걸리지 않습니다. 저는 타임 랩스 기능을 사용해서 초기의 폭풍 형성 단계를 촬영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FX6에는 1초에서 24시간까지 원하는 간격으로 한 프레임씩 촬영할 수 있는 인터벌 레코딩 기능이 내장되어 있습니다. 대부분의 날씨나 구름 관련 타임 랩스의 경우 일반적으로 1~5초 사이의 촬영 간격이 적합합니다.
예전에는 Super 35mm 센서를 사용하여 폭풍우를 촬영했는데 풀프레임 비디오 카메라로 폭풍우를 촬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특히 늦은 오후를 비롯한 어두운 환경에서 멀리 있는 폭풍 구름과 가까운 전경에 모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어렵다는 사실을 하나 깨달았습니다. 파노라마 같은 광활한 전경을 촬영하는 경우 적어도 전경 일부에는 초점이 알맞게 맞춰져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초대형 센서와 대형 조리개를 사용하여 전경에 초점을 맞추면 구름을 비롯한 거리가 먼 번개의 경우 초점이 약간 흐려지게 됩니다. 따라서 만족스러운 샷을 얻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FX6는 조도가 떨어지기 시작하자마자 12,800의 높은 기본 감광도로 전환할 수 있는 듀얼 ISO 기능 덕분에 상대적으로 작은 조리개를 사용하여 더 깊이 있는 피사계 심도를 유지하므로 전경과 배경에 모두 초점을 알맞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
폭풍우가 생겨난 후에 많이 촬영하게 되는 작업 중 하나는 FX6의 픽처 캐시 레코드 기능을 이용한 번개 촬영입니다. 이 기능을 통해 카메라는 센서가 탐지하는 내용을 최대 30초 동안 내부 메모리에 저장합니다. 이어서 녹화를 누르면 녹화 버튼을 누르기 전에 캡처된 메모리 콘텐츠가 메모리 카드에 기록된 다음 카메라가 정상적으로 녹화를 계속합니다. 따라서 아름다운 번개 사진을 찍으려면 카메라의 방향을 올바르게 설정하고, 초점이 맞는지 확인하고, 캐시 레코드를 켜고, 번개가 칠 때까지 기다린 다음 녹화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됩니다.
뇌우를 타임 랩스로 촬영할 때 제가 사용하는 또 다른 트릭은 카메라 슬로우 셔터 기능(SLS)과 타임 랩스 기능을 조합하여 번개 사진을 다양하게 촬영하는 것입니다. 일반 셔터 속도의 타임 랩스로 촬영할 경우 셔터는 캡처된 각 프레임마다 아주 잠깐 동안만 열리게 됩니다. 그 결과 일반적으로 캡처된 각 프레임 사이의 긴 간격 동안 번개가 치기 때문에 다양한 번개 사진을 놓치게 됩니다. 하지만 슬로우 셔터를 사용하면 훨씬 더 긴 시간 동안 셔터가 열리기 때문에 타임 랩스 프레임에서 번개 사진을 촬영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두 번째로 높은 12,800 Base ISO는 야간 촬영 시 FX6의 우수성을 잘 보여줍니다. 노이즈가 완전히 없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다른 카메라와 비교하면 노이즈 발생이 적기 때문에 예전보다 훨씬 낮은 조도에서도 폭풍 사진을 촬영할 수 있습니다.
제가 ‘폭풍’이라고 명명한 이 LUT는 구름과 뇌우에 존재하는 미묘한 질감을 표현하기 위해 설계된 하이 콘트라스트 LUT입니다. 또한 파노라마 및 기타 자연 촬영에서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 LUT는 다른 컬러는 중간색의 레벨을 유지하면서 파란 하늘 및 미드 레인지 콘트라스트를 강화합니다. 이 LUT는 제가 업데이트한 소니 LUT 컬렉션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봄마다 폭풍을 뒤쫓는 여행에서 매일 평균적으로 600마일을 운전했습니다. 콜로라도, 와이오밍, 몬태나, 사우스다코타, 네브래스카, 캔자스, 오클라호마, 텍사스를 2주간 넘나들며 8,000마일 이상을 주행했습니다. 여러 날에 걸쳐 폭풍우를 만난 덕에 6시간이 넘는 분량의 폭풍 콘텐츠를 촬영했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토네이도를 보기 드문 한 해였습니다. 마침내 두어 개의 토네이도를 발견하고 촬영했지만, 썩 훌륭한 편이 아니었습니다. 내년 봄이 되면 반드시 토네이도 앨리(Tornado Alley)에 다시 가서 우수한 성능을 자랑하는 믿음직스러운 소니 카메라로 대자연의 위엄을 고스란히 담아낼 예정입니다.